상주 모동 금천리 백화서당(白華書堂)

상주시 모동면 금천2길 71

 

백화산(白華山, 933m) 아래 자리한 모동면 금천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송정리(松亭里), 무릉리(武陵里), 서당리(書堂里), 죽전리(竹田里), 이천리(爾川里)를 합하여, 산금과 이천의 이름을 따서 금천리(琴川里)라고 했으며, 지금은 금천 1리(松亭. 武陵)와 금천 2리(山琴. 竹田)로 구분된다. 서쪽으로는 백화산이 두르고, 동쪽으로 마을 앞에는 금계천과 반계천이 만나 석천(石川)을 이루니, 금강의 상류이다. 죽전마을 북쪽에서 서쪽으로 난 서당 골에 포도나무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백화서당이 자리한다.

 

이 서당은 영천자(靈川子) 신잠(申潛, 1491~1554) 목사의 재임(1552~1554)기간에 상주지역에 대소(大小) 18개소의 서당을 세웠는데, 그 중의 하나이며

상산지 학교(서당) 편에

「白華書堂 在州西四十五里 中牟 西歸洞下 舊建於新德里 中移無等里及西歸洞兩處 肅廟辛巳又移今處(상주의 서쪽 45리 중모현 서귀동 아래 세웠으니, 옛날에 신덕리에 세웠는데, 중간에 이를 옮겨 무등리와 서귀동 두 곳에 있었으며, 1701년(숙종 27)에 이를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라 적고 있다. 백화서당이 창립된 1553년 운영하여온 지역에 세거하였던 문중은 8 문중으로 長水黃氏, 豐壤趙氏, 礪山宋氏, 豐山金氏, 商山金氏(시조: 諱 需), 商山金氏(시조: 諱 祚), 管城陸氏, 南原梁氏였다고 한다.

 

백화산 샛별 봉(星峰)을 뒤로하고, 동쪽으로 짝박산을 바라보며 앉은 서당은, 일각문(一脚門)에 목조 기와 팔작지붕 5량가(樑架) 이고, 규모는 정면 4칸, 측면 2칸이다. 가운데 대청 2칸에, 좌우로 1칸씩 온돌방을 배치한 중당협실형(中堂挾室形)이고, 자연석 주초 위에 시멘트 사각 초석을 얹었고, 앞면에 오른쪽으로 2개는 두리기둥이고, 납도리이다. 편액은 백화서당(白華書堂, 宋柱恒 書)이며, 대들보는 아주 우람하고, 양쪽 방의 천장은 고미 반자로 마감하여 깔끔하고 아름답다. 대청 뒤편에는 판벽에 합문을 내었고, 명륜당(明倫堂) 편액을 걸었다. 1936년에 대대적인 중수 이래, 2016년 해체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는데, 감나무 고목 4그루가 서당의 역사를 말한다.

지붕 망와편(望瓦片)에「辛巳 瓦匠僧淸淡」이라는 명문(銘文)이 있어, 이 서당을 신축한 시기가 바로 1701년(辛巳 숙종 27)임을 말하고 있다.

 

백화서당 중수기에는

「吾州書堂之設 自靈川申侯始而 曰白華者 以其在白華山下也 龍蛇兵燹之後 遺址泯然 不知當日建在某區 近世先輩營小齋于 曙星峰之東麓……不佞忝爲山長 敢略序顚末 以記之後之覽者亦捋有感於斯矣 是歲夏五月上澣 黃鍾振 謹識(우리 상주에 서당을 설치한 것은 영천 신잠 목사가 처음으로 이로부터 시작되었으며, 백화 서당도 그와 같으며 서당은 백화산 아래에 있었는데, 임진왜란 후 그 자리는 없어지고, 잊어버려 어느 자리에 언제 세웠는지 알 수가 없다. 근세에 선배 제현들이 서성 봉 아래의 동쪽 편 언덕에…… 재능도 없는 사람이 산장의 직함마저 외람되이 맡아, 감히 이 전말을 간략히 기록하노니, 뒷날 이글을 보는 사람은 이를 이해해주기를 바람이다. 1701년 5월 상순에 황종진 삼가짓다.)」라 적고 있다.

 

수학료(睡鶴寮) 김우하(金遇河, 1823~1906)의

백화 서당에서 입춘 시(華塾立春韻)는

「含生萬物意中新 勝會山堂春以因 待月多情乘夜友 看花餘興去年人 孤松澗畔情吾愛

脩竹淇園斐孰眞 久矣邇來絃誦絶 悵然先契好相隣(생기 머금은 만물은 전부 새로우니, 산에 있는 강당에 좋은 모임은 봄날 덕분이라네. 달빛 아래 다정한 사람은 한밤중의 친구들이요, 꽃을 구경하는 여흥은 지난해의 사람들이라네. 소나무 한 그루 있는 산 계곡은 우리의 정을 곧게 하고, 긴 대나무가 있는 기원에는 오가며 참된 것을 누가 찾는가? 이곳에 공부하는 소리 끊어진 지 오래이니, 선계로 이웃에 잘 지낸 것이 이제 안타깝구나.)」와

 

「梅花消息問東君 天地氤氳在夜分 雨過溪山凍始解 鳥啼林壑肥成群 洞開白鹿先賢範 戶納靑陽後學文 殷禮存羊猶帶號 魁然空孰立雲烟(매화 소식은 봄의 신에게 물어보라, 천지의 기운이 성한 것은 한밤중에 있구나. 산 계곡에 비가 오니 얼음이 녹도 숲 계곡에 새가 우니 냇물이 불어나는구나. 백록동서원을 연 것은 선현의 모범이요, 청양에 문 닫은 것은 후배의 학문이로다. 은예는 그대로 유지되어 불러지고 있으니 우뚝하게 공연히 그 누가 안개 속에 서 있는가.)」로 적고 있어, 이미 조선조 말에는 서원으로서 기능이 엷어졌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참고: 商山世稿, 白華書堂)

 

충북 영동과 인접하고 있는 모동은, 명산(名山) 백화산, 금돌 성, 호국의 길, 항몽대첩기념탑, 백화산 포도와 함께 일찍이 교육공간으로 옥동서원과 백화 서당이 있어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해체 복원이 잘 되어 있는 이러한 곳에서, 선현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토론도 하고, 공부도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