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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14 08:51
상주 노음산(露陰山) 중궁암(中穹庵) - 김광희[문화관광해설사]
 글쓴이 : 상주문화원
조회 : 39  

상주 노음산(露陰山) 중궁암(中穹庵)
상주시 남장1길 331-70

상주시 남장동 백두대간 「밤원 숭덕지맥」 상에 상산(商山) 삼악(三嶽) 중의 하나인 노음산(露陰山, 일명 露嶽山: 728.5m)이 상주의 서편을 감싸고 있다. 이 산은 보는 곳에 따라 노악산, 노음산, 천주산(天柱山)으로 불리기도 하는 상주 지역의 명산(名山)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상산지 등에도 그 이름을 적었지만, 일찍이 쌍계사(雙谿寺) 진감국사 비(眞鑑國師碑)에「始憩錫於尙州露岳長栢寺 醫門多病 來者如雲 方丈雖寬物情自隘 遂步至康州智異山(처음 상주 노악산 장백사에 석장을 멈추었다. 명의 문전에 병자가 많은 것처럼 찾아오는 이들이 구름 같았다. 방장은 비록 넓었으나, 물정이 자연 군색했으므로, 마침내 걸어서 강주 지리산에 이르렀다.)」이라 적고 있어, 그 이름은 이미 7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산의 왼쪽 산줄기에 하늘에 달린 것 같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중궁암(中穹庵)이 자리하고 있는데, 높이 약 540여 m 지점이다. 이 암자 아래에서 천봉산(天峰山: 435.8m)과 오산(蜈山: 325.9m)으로 두 산줄기가 이어진다. 중궁암의 자세한 창건 연대는 알 수가 없으나 아주 오래된 암자임에는 이견(異見)이 없으며, 상주의 사암(寺庵) 중에서 누구나 걸어야만 올라갈 수 있는 두 곳 중의 하나이다.
관음전(觀音殿)에서 약 1.0km 이상 군데군데 목재 계단의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숨이 턱 밑까지 가득한 산 중턱이지만 이곳은 온화한 곳이라 바람이 전혀 없으며, 아침에 해가 솟아오르면 온종일 햇볕이 가득하고, 안개가 산야를 뒤덮어도 중궁암 위로는 대체로 안개가 없어 중궁(中穹)이라는 편액을 실감하게 한다. 따라서 이곳은 노음산 중에서도 선경(仙境)이고, 바로 극락(極樂)이라 말한다.

정동(正東)으로 자리한 중궁암은 정면이 5칸, 측면이 2.5칸으로 목조 맞배로 동(銅) 기와를 얹었으며, 용마루 양 끝에는 용두(龍頭)를 얹어 위엄을 더하고 있다. 토제(土製)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협시 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셨으며, 전각 앞에는 「묵언」이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한 쌍의 용(龍)이 각각 입에 여의보주(如意寶珠)를 물고 있는 동종(銅鐘)은 아주 소박한데, 조선 후기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의 전각은 응진전(應眞殿)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목조 맞배로 동 기와를 얹었으며, 칸마다 네 폭의 합문인데, 두 폭씩 접어서 걸쇠에 걸면 전각 안에 모셔진 508 나한(羅漢)을 한눈에 바라볼 수가 있다. 오른쪽의 전각은 삼성각(三聖閣)으로 정면 3칸, 측면 1칸의 목조 맞배에 역시 동 기와를 얹었다.

전체적으로 남, 서, 북에 건물을 배치하고, 전면에는 쉼터를 조성하여 누구나 휴식을 하도록 하였는데, 사철 마르지 않는 샘이 솟아나고, 상주시가지를 훤히 내려 볼 수가 있어 누구나 가슴이 뻥 뚫린다. 주변 조망은 너무 좋아 시가지를 가로질러 갑장산, 그 너머로 구미 금오산, 왼쪽으로 아주 멀리 칠곡의 유학산과 대구의 팔공산이 어림되고, 구미의 태조산, 청화산, 의성의 만경산, 비봉산, 안동의 학가산 등을 접할 수가 있는데, 스님의 배려로 언제나 제공되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최상의 전망대를 자랑한다. 암자 주변에는 구절초가 지천으로 깔려 있어 흰 천을 덮어놓은 듯하고, 검은 털을 가진 진돗개도 행자(行者)의 가랑이 사이를 아주 친숙하게 헤집고 다니는데, 이 모두가 스님의 마음이고, 정성이다. 밤이 되면 중궁암의 불빛은 서쪽 하늘가의 샛별처럼 보여 걸어서 오르기가 힘이 드신 어른은 이 불빛을 향하여 두 손을 모은다.

노음산은 남북으로는 산줄기가 길게 이어나가지만, 동서(東西)는 아주 심한 급경사라 계곡과 바위는 곳곳에 명소를 이루는데, 남쪽 끝의 국사봉은 천연와불(天然臥佛)이고, 봄에는 분홍(粉紅) 진달래요, 여름에는 짙은 녹음(綠陰)이 하늘을 가리고, 가을에는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수(繡)를 놓고, 겨울에는 하얀 설산(雪山)을 자랑한다. 또한 이곳은 감의 고장이라 매년 10. 15~11. 5에는 감나무의 잎은 오색(五色)의 단풍으로 물들고, 누렇게 익어가는 감, 벌써 껍질을 벗겨 건조장에 매달린 감은 이미 곶감으로 변신(變身) 중이라 이때 전국의 많은 사진작가가 붐비는 가운데, 상주의 명품 곶감은 태어난다.

여말선초의 문신인 조운흘(趙云仡, 1332~1404)은 43살에 상주 노음산 기슭에 은거하여, 석간서하옹(石磵棲霞翁)이라고 하고, 외출할 때는 늘 소를 타고 다니며, 기우도찬(騎牛圖贊)과 석간가(石磵歌) 등을, 퇴계(退溪) 이황(李滉)은 기정십영(歧亭十詠)에서 노음망운(露陰望雲)을, 소재(穌齋) 노수신(盧守愼)은「懷露陰山 何許露陰山州西十里間騎牛石澗逕惟有月同閒(노음산이 어디쯤이던가 상주의 서쪽 십 리에 있었다. 소 타고 가는 돌 틈 길에 한가한 달만이 함께 있었다.)」이라 남겨 노음산을 더 높게 하였다.

노음산 품에 깊숙이 안긴 남장사는 상주 최다(最多)의 보물을 지니고 있으며, 범패(梵唄), 금란방(禁乱榜), 교남강당(嶠南講堂), 금륜전(金輪殿), 영산전(靈山殿), 석장승, 일주문(一柱門) 등의 의미를 새기면, 고찰 남장사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