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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2-12 11:11
상주 도림사에서 천연 와불(臥佛)을 보다- 김광희[문화관광해설사]
 글쓴이 : 상주문화원
조회 : 798  
상주 도림사에서 천연 와불(臥佛)을 보다.
상주시 서곡1길 96-43

상주 낙동의 화산(花山)에서 서곡(書谷)으로 조선 시대 한양으로 과거(科擧)를 보러 가거나 상인(商人)이 지름길로 넘나들든 고개를 ‘배우이 고개’ 라 이르고, 그 길을 우리는 한양 옛길이라 한다. 상주에 들어온 백두대간이 북서쪽을 감아 돌아 나가면서 남쪽 공성의 웅이산(熊耳山, 795m)에 이르러 본 대간은 황악산으로 내달리고, 이곳에서 동(東)으로 뻗어 다시 북으로 상주를 감싸 안으니 이를 여남 지맥(일명, 기양지맥)이라 한다. 본 지맥이 상주의 명산(名山) 갑장산(甲長山, 806m)을 빗고, 굴티(屈峴)로 내려앉아 다시 한번 솟구치니, 백원산(일명 국사봉, 523.7m)과 식산(息山, 503m)이다. 이 두 산자락 아래 서쪽을 향하여 말쑥하게 단장을 한 도량이 있으니, 바로 발효(醱酵) 음식으로 이름난 서곡동「도림사(道林寺)」이다.

서곡동(書谷洞)은 조선 말(末)에는 상주군 내남면의 지역이었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도중(道中·舊道谷)·서당(書堂)·화계리(花溪里)를 병합하여, 서당(書堂)과 구도곡(舊道谷)의 이름을 따서 서곡(書谷)이라 하고, 상주면에 편입되었고, 1986년 읍(邑)이 시(市)로 승격됨에 따라 동성동의 담당에 속한다.
백원산(白元山)은 상주시 서곡·인평·거동동과 낙동면 운평·화산리 사이에 걸쳐있는 품세가 넉넉한 산으로, 서쪽 기슭에는 도림사와 도곡 서당(道谷書堂)을, 동쪽 기슭에는 천연기념물인 구상 화강암(球狀花崗巖)을 품고 있다. 또한, 백원산 국사봉은 부처님의 지혜(知慧)를 상징하고, 관세음보살이 상주(常主) 하며, 서쪽으로 시내를 가로질러 눈앞에 들어오는 노적봉(露積峰)은 천연 와불(天然臥佛)로 예부터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여 유명한 곳이 되었다.

외답~인평 간 시도(市道, 7호)에서 도림사, 도곡 서당, 한양옛길 이정표를 보고, 개울가 옆으로 아름다운 마을 길을 따라 군데군데 곶감 건조장을 보면서 마을 뒤로 올라서면, 우뚝한 언덕배기에 전통 장류(傳統醬類)로 이름난 사찰답게 입구에 ‘장’이라는 붉은 글자가 새긴 큰 장독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을 가다듬는 돌계단을 올라 경내로 올라서면 사찰 복원 불사를 위해 장류 판매에 매진하여, 마침내 2013.11.16에 점안 및 낙성식을 한 단아한 대웅보전(大雄寶殿)이다. 미륵불 입술이 빨간색이라 생동감이 넘쳐나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기와지붕의 대웅보전은 단청이 화려하고, 용마루 양 끝에는 용두(龍頭)를 얹었으며, 현판의 글씨는 금색(金色)에 빛난다. 또한, 천연 와 불이 가장 평안하게 보이는 2층의 와불전(臥佛殿) 앞에 세운 5층 석탑에는 118기의 3층 석탑들이 둘러싸고 있어 정성의 극치를 이룬다. 보기에도 넉넉한 포대 화상은 와불전과 마주하고 있고, 거기에다가 헤아려 보기도 쉽지 않은 일천여 개의 장독이 열을 지어 가지런히 놓인 걸 보면 정숙과 성실함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그리하여 이곳에는 상주의 특산물인 곶감과 각종 한약재를 첨가하여 사찰 비법(寺刹秘法)으로 빗는 장(醬)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다.

깨끗하고 청정한 도림사는 그 역사가 엄청 깊어졌는데, 이는 수십 년 전 이곳 절터에서 출토된 수많은 청동(靑銅) 유물에 명문(銘文)이 되어 있어 고려 후기의 사찰로 확인이 되고, 청동 유물 31점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37호로 지정되었다. 유물은 청동 바라 2점, 청동 향완 2점, 청동 광명대 1점, 경쇠 2점, 청동 접시 23점, 청동 국자 1점 등 총 31점으로 대부분 불교 의식에 사용되었던 의식구이다. 이 유물은 고려 시대 불교 공예 및 불교 의식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그 중, 청동 향완은 청주 사뇌사(思惱寺)에서 출토된 태화 5년 명(銘) 향완과 유사하고, 청동 접시 또한 사뇌사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기종(器種)인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에(13세기)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청동 바라 2점에 「癸未八月日尙州地大淵寺鉢螺壹入重一斤?… 兩大匠淸州孝三納道人????」와 향완에도 「內??叱加?加吾音助乃什????眞明珠加?乙丑三月八日入重二斤二兩?…」의 명문이 남아 있어, 이를 통해 소장 사찰명과 제작한 장인(匠人)을 알 수 있는 등 고려 시대 금속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어 도(道) 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이리하여 본 사찰에서는 역사성을 제고(提高)하고, 귀중한 문화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정면 5칸, 측면 2칸 팔작기와지붕의 ‘도림사 역사박물관’을 완성하여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사찰은 지역주민과 함께하고, 산사음식 체험, 산사 음악회 개최, 슬로시티 상주에 참여하고 있으며, KBS 인간 시대에도 방영이 된 바 있다. 용치 폭포와 물탕골을 이루는 내(川) 건너 지척에는, 1551년(명종 6) 영천자 신잠 목사가 세운 역사 깊은 ‘도곡 서당’이 있으며, 북쪽으로는 식산 자락에 봉황대(鳳凰臺)와 수많은 절승지(絶勝地), 그 아래 고찰 ‘동해사(東海寺)’가 있으며, 사찰 옆으로 오르는 길은 옛 한양 과거 길이다.

특히 와 불전 5층 석탑에서 마주 보는 상주의 명산 노음산(露陰山, 728.5m) 옥녀봉(玉女峰)이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천년 아미타 부처를 닮아, 천연 와불을 친견(親見)할 수 있는 아주 영험(靈驗)한 곳이기에, 예부터 과거 길에 불심(佛心)을 얻으려고, 와 불을 보며 합장을 하고 길을 떠났다고 전 하는데, 지금도 많은 불자가 이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는 곳이다. 멀지도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여러 가지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하고 있으며, 도림사~동해사~식산~배우이 고개~도림사(2시간 30분 내외)로 원점회귀의 조용한 산길은 한 번쯤 가볼 만한 아주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