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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17 08:33

상주시 중동 죽암(竹巖)-김광희[문화관광해설사]

글쓴이 : 상주문화원

상주시 중동 죽암(竹巖)
상주시 중동면 죽암리 산26

상주시 중동면은 유일하게 낙동강 건너 동편에 위치하고, 조선시대 기준으로 보면 경상좌도 지역으로 대부분이 보현산(普賢山, 1124m)의 끝자락으로 산줄기를 보면 보현산- 어봉산- 사곡령- 해망산- 삿갓봉- 곤지산- 문암산- 비봉산(자미산)- 건지산- 비봉산으로 이어져 낙동강에 잠긴다.
봉황(鳳凰)은 비죽실(非竹實)이면 불식(不食)이요, 비오동(非梧桐)이면 불서(不棲) 요, 비예천(非醴泉)이면 불음(不飮)한다고 하는데, 중동면 소재지 오상리가 옛날 오동(梧桐) 나무가 많아 오동이고, 죽암리는 층대로 된 바위 위에 대나무가 많아 죽암이라 했다 한다. 또는 비봉산(飛鳳山, 230m)의 봉황이 이곳에서 죽실(竹實)을 따 먹는 형국이어서 죽암이라 한다고 한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구상리(九上里), 소비리(小飛里), 구중리(九中里) 일부를 합해서 죽암리라고 했으며, 대바우 마을은 1,600년경 의성(義城) 김씨(金氏)가 처음 정착하여 마을을 열었는데, 어른들은 이곳이 옥녀 직금혈(玉女織錦穴)이라 아주 좋은 곳이라 한다.

상산지에 「竹巖在洛江之北岸金光準所卜(낙강의 북안이니 김광준의 소복이다)」라 적고 있다. 청류산에서 서쪽을 막으면서 대바우 마을 남쪽으로 뻗어, 낙동강에 들어가기 직전 북쪽 언덕에 층대를 이루니 죽암(竹巖)이다.
김광준(金光準, 1493~1552)이 터를 잡았는데, 낙동강 변 절경(絶景) 중의 하나이다. 고래로 낙강 시회가 있을 때 이곳은 필수의 유상처(遊賞處) 요, 시(詩) 창작 공간이었다. 죽암과 낙동강을 가로질러 낙동면 분황리를 잇는 대바우 나루(竹巖津)는 낙동 나루와 함께 가장 오래된 나루이다.

김광준의 본관은 상산(商山, 始祖諱需)이고, 자(字)는 숙예(叔藝)이다. 고조의 휘(諱)는 관도(觀道), 증조는 참의공(參議公) 휘 기(淇)이고, 조부는 휘 수억(守億)이고, 아버지는 휘 계(誡)이며, 어머니는 김승순(金承順)의 딸이다.
1519년(乙卯, 중종 14)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삼사(三司)의 청환직(淸宦職)을 두루 거쳐, 1543년 국왕의 특명으로 전한에서 강원도 관찰사에 임명되었다. 이어 대사간이 되고, 명종이 즉위하자 소윤(小尹)의 한 사람으로서 을사사화를 일으켜 추성위사홍제보익공신(推誠衛社弘濟保翼功臣) 2등으로 상락군(上洛君)에 책봉되고, 대사헌으로 승진하였다. 그 뒤 호조참판·이조참판·호조판서를 거쳐 1546년(명종 원년) 이조판서가 되었다. 그 뒤 우참찬·우찬성을 역임하고, 1553년 판 돈녕부사(判敦寧府事)에 이르렀다.

그 뒤 1770년에 용강(龍岡) 김광철(金光澈, 1712~1770)이 1770년 경 상주 선비들과 낙강범월시회(洛江泛月詩會)를 열 때, 이곳의 주야경(晝夜景) 네 수를 지어 벗들에게 차운(次韻)하게 했는데, 조경직(曺景稷). 조천경(趙天經). 조석붕(趙錫朋). 김시복(金始復) 등이 차운(次韻)했다.
김광철의 본관은 영산(永山), 자(字)는 경함(景涵), 용강(龍岡)은 그의 호(號)이다.
운정(芸亭) 김언건(金彦健)의 후손으로 석천(石川) 김각(金覺)의 5대손이다. 아버지는 휘(諱) 동기(東紀)이시다. 1750년(영조 26, 庚午) 식년시(式年試) 2등 6위(11/100)에 합격하였다. 도남서원에 전해져 오고 있는 임술범월록(壬戌泛月錄)을 세상에 존재하게 한 인물이다. 즉 임술범월록에 추가로 낙강범월 행사를 기재하여, 이를 부본으로 만들어 보관하게 한 것이다.

용강(龍岡)의 죽암(竹巖)은
「竹巖丹厓翠壁兩江灣玉露銀沙十里間天地幾回今夜月風烟無讓古江山
堪傳勝事庚寅後何待淸秋壬戌還酒盡更闌相枕籍不如擄沬濺人顔 (붉은 언덕 푸른 절벽은 두 강의 물굽이에 있고 옥 이슬 같은 은모래는 십리에 펼쳐졌네. 천지는 몇 번이나 오늘 밤의 달을 돌렸던가 풍연은 옛 강산에 양보할 것이 없네. 하늘이 베푼 오늘의 승사(勝事) 경인년(1770년) 뒤에 어찌 맑은 가을에 임술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랴. 술 다하고 밤도 깊어 서로 베고 잠이 드니 노에서 튕기는 물방울에 얼굴 젖는 줄도 모르네)」이다.

지척에 1796년(정조 20)에 창건 된 낙암 서원(洛嵓書院)이 있다. 1871년(고종 8) 훼철되어 단소(壇所)만 있던 것을 1988년도에 복원하였다.
의성 김씨 서계(西溪) 김담수(金聃壽, 1535~1603)와 그의 두 아들인 월담(月潭) 김정용(金廷龍, 1561~1619, 군수 역임)과 국원(菊園) 김정견(金廷堅, 1576~1645)을 봉향하고 있다. 묘호(廟號)는 상덕사(象德祠)다.
서계공은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문하생이고, 한강(寒岡) 정구(鄭逑)와는 도의로 교유하였다. 여러 경로에서 천거하여 왕이 참봉의 벼슬을 제수하였으나 불취하여 선조 임금이 황계 처사(黃溪處士)의 호를 내렸으며, 당대 재현과 도교를 맺어 명성이 높았다. 낙암과 청호 서원에 봉향되었는데, 상주의 여러 서원중에 남명의 학문과 관련지어지는 유일한 서원이다.

죽암 서쪽 둔치에는 ‘국궁장’이 있어 많은 동호인이 체력 증진과 여가를 즐기고 있으며, 강 건너 남쪽에는 ‘상주낙동야구장’이 조성되어 있어 야구동호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름답고 훌륭한 자연경관을 가진 상주시 중동면 죽암리 대바우 마을은 안타깝게도 ‘상주 낙동공군사격장’ 안전구역에 편입되어 제약을 많이 받는 곳이 되었다.
사대강 사업 낙단보로 인하여 죽암 앞은 거대한 호수로 변하여 절승(絶勝)을 이루고 있는데, 주변 명승에 걸맞게 아담한 죽암정(竹巖亭)이 세워지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