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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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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낙동 분황 초학대(招鶴臺)-김광희[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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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상주문화원
 조회 : 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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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낙동 분황 초학대(招鶴臺)
상주시 낙동면 분황리
분황은 애초 상주군 외동면(外東面) 지역이었으며, 분수(汾水)의 남쪽이 된다고 하여 분양(汾陽), 또는 분황(汾皇)이라 하였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시 구촌(舊村)을 병합(倂合)하여 분황리(分皇里)라 하고, 이때 외동면과 장천면(長川面)을 통합하여 낙동강(洛東江)의 이름을 따라 낙동면으로 개소한 낙동면에 편입하여 오늘에 이른다.
분황리는 백두대간 ‘여남지맥’이 다시 북으로 방향을 틀어 기양산(岐陽山, 706.8m)을 빗고, 수선산(修善山, 683.6m)에서 갑장산을 내보내고, 동으로 뻗어 옥녀봉(玉女峰, 520m)으로 나가기 전에 다시 북으로 복우산(伏牛山, 508.7m)과 삼봉산(三峰山, 447.6m)을 들어 올린다. 이곳에서 상원 고개와 산막곡을 지나, 불현(佛峴)으로 내려와 다시 북으로 나아가나 낙동강에 가로막혀, 동(東)으로 매봉과 나각산(螺角山, 240.2m)으로 이어지니 우리는 이를 ‘나각소맥’이라 부른다. 서(西)로 낮은 산줄기를 이어나가나 또다시 장천과 낙동강으로 인하여 남, 동, 북을 감싸 안고 자리를 잡으니 이곳이 바로 분황이다.
‘천추토록 봉분이 선영 가까이 있게 하고, 그 경개를 대략 적어 묘표에 걸어서 백세토록 혹여 농부가 갈아엎지 않게 하여라’는 두 번째 자명(自銘)을 남긴 창석 이준(蒼石 李埈, 1560~1635)은 이곳 분황과 관련이 있다. 선생의 자(字)는 숙평(叔平)이고, 호(號)는 창석(蒼石), 본관은 흥양(興陽)이다. 32세에 교서관정자(校書館正字)를 시작으로 지평, 교리, 시강원, 응교, 집의, 동부승지 등 승정원이나 사헌부 소속의 청환직(淸宦職)을 주로 역임한 자랑스러운 상주의 선비이시다. 선생은 1615년(乙卯) 봄 풍기군수 수졸(戍卒) 문제로 파직(罷職)되어 환향(還鄕)한 후 1623년(癸亥)에 다시 홍문관 교리에 임명된다. 이때 향지(鄕誌)인 상산지(商山誌)도 편찬한 것으로 보인다. 분황에서 몇 년간을 우거(寓居)한 내용에 대하여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마을에 거주하는 연세 높은 어른들의 구전(口傳)에 의하면 1780년 화암서원(花巖書院)이 있었던 일대가 그 옛날 선생이 계셨던 곳이라고 전한다.
선생의 분황 초학대와 관련된 글을 몇 편 소개하면
첫 번째로 상산지에는
「招鶴臺, 三峰之一支東走而斗斷於洛江之南背山有村曰汾黃臺在山上是余所卜(삼봉의 일지가 동쪽으로 뻗어 낙강의 남쪽에 멈춰 섰고, 산을 등진 마을을 분황이라 하고, 대가 산상에 있으니 이대가 곧 나의 사는 곳이다)」라 적고 있다.
두 번째는 낙강범월시회(洛江泛月詩會)의 정점(頂點)을 찍은 임술범월록(壬戌泛月錄)의 서문(序文)으로, 이때가 1622년(壬戌)이다.
서문에 「洛水出太白之黃池 奔流數百里 至上洛之東 而其勢點大 水之名洛東 以是也 水之南西選大臯之最夷曠處 起書院 … 중략 … 峰之崷崒者 接乎飛鳳山也 仰商嶺而想紫芝之風 揖露陰而泝棲霞之趣 臨水則究龜書之出 望浦則思鳳簫之吹 此嘗文獻之邦 神仙之府 … 중략 … 欲藏之書院 以爲異日續此遊者之先驅也 天啓二年壬戌七月 日 蒼石 李埈 書于汾村 招鶴臺(낙수는 황지에서 나와서 수 백 리를 흘러서 상락에 이르러 그 물줄기가 점차 커진다. 물의 이름을 낙동이라고 하는 것은 여기서 유래가 된 것이다. 물의 남서쪽에 큰 언덕배기의 가장 훤한 곳에 서원이 서 있다. … 중략 … 산이 우뚝우뚝한 것이 비봉산에 접해 있구나. 갑장산을 바라보고 자지의 풍모를 상상하며, 노음산을 바라보며 서하의 정취를 거슬러보며, 물을 보고는 하도낙서를 생각하게 되고, 포구를 바라보니 봉소의 소리를 생각나게 하는구나. 이곳은 실로 역사의 고장이요 신선의 고을이라. … 중략 … 이것을 도남서원에 보관해서 앞으로 이런 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선구로 하고자 한다. 천계 2년 임술 칠월 일 창석 이준 분촌의 초학대에서 쓰다)」라 적고 있다.
세 번째는 제분황신거로
「題分黃新居, 茆屋蕭條絶世紛 盡收奇勝入林園 千峰霽色圍金障 萬頃秋波起穀紋
蘭芷滿汀懷楚客 姻霞迷路秘仙源 不煩勅賜容歸老 何許君恩答一分 (띠 집은 쓸쓸하게도 세상 번거로움 끊었는데, 온갖 경치 다 거두어 숲 동산에 들었네.
비 개이니 천 봉우리 금병풍을 둘렀고, 만 이랑 가을 물결 오곡 무늬로 일렁이네.
난초 지초 가득한 물가 초나라 객을 생각게 하고, 연하에 희미한 길은 신선도원을 감추었네. 칙령으로 내리는 일 돌아가 쉬는데 번거롭지 않으니, 어이하면 군은을 만에 하나라도 보답하리.)」이다.
네 번째로 조심중(趙竤의 子)이 밤에 초학대를 찾아 온 것을 사례한 것으로
「謝趙審仲乘月來訪, 雲間招鶴客 臺上伴鷗翁 皓首經年別 靑尊此夜同
江空涵素月 林晩起涼風 願作漁樵侶 相從寂寞中 (구름 사이로 초학대에 손님이 오고, 대 위에는 물새와 함께 하는 늙은이 있으니. 나이 들어 몇 해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오늘 밤은 가득 따른 술잔을 함께 하네. 텅 빈 강은 흰 달을 머금고, 늦은 밤 수풀에는 서늘한 바람 어부 초동과 짝이 되길 바랐지만, 그대와 어울려 적막을 즐길 뿐)」이라고 지었다. (상주시 문화관광해설사 김현수 번역)
다섯 번째로 ‘창석 선생을 모시고 초학대에 오르다’로
「陪蒼石丈登覽招鶴臺, 思樂汾江曲 登臨辦勝遊 乾坤雙眼闊 江海一身浮
欲別難成興 當盃易作愁 何時近仁里 分半對沙鷗 (河陰 申楫, 1580~1639) (아! 즐거운 분강의 노랫가락이여, 대에 올라 뛰어난 경치를 보노라. 천지가 내 눈앞에 탁 트이고, 드넓은 강에 내 한 몸 뜨있는 듯. 이별 생각에 흥이 나기 어렵고, 술잔을 대하니 슬픔이 앞서누나. 언제나 선생의 거처로 가까이 가, 서로 이웃하며 물새들을 볼 수 있을지)」라고 하음 선생이 지었다. (상주시 문화관광해설사 김현수 번역)
선생이 우거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은 마을 중앙의 산 아래로 아주 아늑하고 조용한 곳이다. 현재 그 주변에는 「花巖書院遺墟碑(화암서원유허비)」만이 쓸쓸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주민들 역시 서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잘 알지 못하고 있어 지난 역사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편으로 묘갈(墓碣) 한 기(基)가 있는데, 명문(銘文)은 「將仕郎李山圭妻孺人李氏之墓, 崇禎紀元後七十四年辛巳五月 日 立」으로 마을에서는 공주(公主) 묘(墓)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의 여식으로 창석 선생의 다섯째 아들 휘(諱) 산규(山圭)의 처(妻)이다.
분황은 중동 죽암과 죽암진(竹巖津, 대바우나루)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많은 사람의 내왕이 잦았던 곳이고, 인근 녹갈포(綠葛浦) 일원에 분황들로 통용되는 너른 들판을 가진 마을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창석 선생의 초학대가 어느 곳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 아쉬움만 가득하다. 대(臺)가 산상(山上)에 있다는 글로 보아 선생이 우거한 눈썹같이 생긴 마을 뒷산 서편 끝 우뚝한 곳에 서면 주변 일대의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이라, 혹여 이곳이 초학대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을 가져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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